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(They Said Not a Word)

By | 6 August 2011

어둠에 깔린 가리봉 오거리
버스 정류장 앞 꽉 막힌 도로에
12인승 봉고차 한대가 와 선다
날일 마친 용역잡부들이 빼곡히 앉아
닭장차 안 죄수들처럼
무표정하게 창밖을 보고 있다

셋 앉는 좌석에 다섯씩 앉고
엔진룸 위에 한 줄이 더 앉았다
육십이 훨 넘은 노인네부터
서른 초반의 사내
이국의 푸른 눈동자까지
한결같이 머리칼이 누렇게 새었다

어떤 빼어난 은유와 상징으로도
그들을 그릴 수가 없다
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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